신년사
함께 걷는 사명, 함께 이루는 평화
이경상 바오로 주교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희망의 장이 펼쳐진 2026년 새해, 주님께서 허락하신 이 귀한 시간 안에서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과 평화가 여러분 가정과 삶에 깊이 머물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지난 한 해, 여러 도전 속에서도 우리를 붙잡아 주시고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올 한 해도 그분의 따뜻한 마음을 따라 힘과 용기를 얻는 날들이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 5)라고 권고합니다. 예수님이 보여 주신 사랑과 희생, 배려와 겸손의 태도를 우리 삶의 기준으로 삼으라는 초대입니다. 예수성심의 사랑과 온유함, 그리고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향한 배려를 본받아 실천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기관이 교육과 의료의 길을 선택해 걸어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크고 작은 도전 앞에서 우리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과 일치할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희망을 발견하고,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곧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기(Vivere in Corde Jesu)”라고 확신합니다.
2026년은 세계청년대회(WYD) 준비를 본격화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우리 기관과 교회 전체가 젊은이들과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할 이 대회를 준비하며, 우리는 교회의 미래를 위한 거룩한 여정을 이미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지녀야 할 정신적·영적 태도를 다시 점검하고, 세상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권리를 증언할 용기를 다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다양한 고난을 마주했습니다. 그럼에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자리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의료진과 교육 및 사업 현장에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교직원 및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와 희생은 우리 공동체를 떠받치고 있는 힘의 원천입니다. 시련 한가운데에서도 우리가 꺾이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환자와
학생,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대하려는 여러분의 노력과 하느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경험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얼마나 고귀하면서도 동시에 험난한 길인지 다시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교황 레오 14세께서는 ‘세계 젊은이의 날’ 담화문을 통해 “하느님께 선물로 받은 예수님과 우리의 우정 그리고 사회에서 평화의 건설자로서 우리 각자가 기울이는 노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세상의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명과 책임을 담대히 실천하는 일은 우리가 젊은 세대에게 남겨 줄 가장 고귀한 유산입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바로 이 ‘하느님과 우리 우정, 그리고 평화 건설의 소명’을 젊은이들의 열정과 희망을 통해 세상에 힘차게 선포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이 거룩한 장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용기는 하느님의 선하심을 믿는 데에서 나오며, 그 믿음은 예수성심의 사랑 안에서 완성됩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주님께서 우리 삶에 마련하신 선한 계획은 이미 우리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설령 고난과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담대히 걸음을 내딛는 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예수님의 마음으로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우리는 주님의 사랑받는 자녀이며, 그분의 은총 안에서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쭐대지 말고, 기죽지도 말고, 오직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여러분에게 맡겨진 고귀한 사명을 당당하게 실천하시기를 바랍니다. 2026년 한 해 동안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며, 크신 은총과 축복을 가득히 베푸시기를 기도합니다.
2026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