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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 중등교육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한국 가톨릭 중등교육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가톨릭신문 발행일2022-10-09 [제3313호, 1면]
‘복음화’와 ‘전인 교육’ 정체성 실현해야
가톨릭 학교의 사명 재확인 /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면서도
본질 지키는 쇄신 방안 논의 / 학교·교사·부모 역할도 조명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문창우 주교(오른쪽 네 번째)가 9월 30일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 가톨릭 중등교육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토론하고 있다.
한국교회 중등교육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1922년 동성중·고등학교(전 소의상업학교)를 서울대교구가 인수한 후부터 한국 가톨릭 중등교육은 그 첫걸음을 뗐다. 동성중·고등학교부터 시작된 역사는 어느덧 또 다른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한 자리가 9월 30일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에서 마련됐다. ‘한국 가톨릭 중등교육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논의의 장에서 참석자들은 ‘가톨릭 학교 정체성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가톨릭 학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고, 그 정체성은 ‘복음화’와 ‘전인 교육’이라고 단언했다. 변화하는 시대에도 100년 전이나 지금, 앞으로도 가톨릭 학교 설립·운영 정신과 사명은 그리스도 복음 선포와 그리스도를 닮은 전인적 인재 양성이라는 뜻이다. 특별히 가톨릭대학교 학부대학 김남희(율리아) 교수는 “가톨릭 교육의 중심은 인간”이라며 “삶의 의미를 찾고 타인과 관계 맺으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태도와 행동 방식을 키우는 것이 인간 중심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참석자들은 교육자 양성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정체성 실현에 큰 역할을 하는 교사들이 ‘가톨릭 교사’가 되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고, 경쟁과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가톨릭 학교 교육에 시선을 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 현황 및 발전 과제 연구’에 대해 발표한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김경이(클라라) 교수는 “정체성 재정립은 시급한 과제로, 교육자의 쇄신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교사에 대한 영적 돌봄 강화와 신앙 성장을 위한 용기 갖기, 가톨릭 학교에 대한 무관심 극복 등을 학교와 교사, 학부모들에게 각각 제언했다.
참석자들은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걷는 교회로서 먼저 학교가 경청을 실천하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교회는 가르치려는 방식을 강조하는 가운데 공동체가 갖는 신뢰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가르치려는 입장에서 모든 학교 정책과 운영이 진행됨에 따라 함께 걸어가는 길에서 연대와 공동 실천의 고리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체성 함양을 위한 교사 교육에 교사들이 참여할 의향이 아주 적었는데, 여기에 모두의 책임이 분명하다고 본다”며 “교사 교육이 교사들에게 또 하나의 업무로 비치는 상황 등에 대한 여러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토론 주제가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역시 “가톨릭 학교는 그리스도교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종교 교육에 특별한 가치를 둔다”며 “교육자의 역할과 교회, 가정, 지역 사회, 국가와의 연대·협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확언했다.
심포지엄을 공동 주최한 동성고등학교장 조영관(에릭) 신부는 “오늘 심포지엄은 모든 가톨릭 학교를 위한 것이고, 교육은 교회의 일이기에 한국교회를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신부는 “가톨릭 학교가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어떻게 시대에 맞게 창조적으로 쇄신해 나갈지가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고, ‘창조적 충실’의 길을 잘 걸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