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성고 ‘지구야, 놀자!’ 생태캠프 열어
가톨릭 평화신문 / 2020.11.01 발행 [1586호]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 기획, 체험ㆍ놀이 위주 교육 프로그램 진행
▲ 10월 21일 서울 동성고등학교에서 열린 생태캠프에 참여한 1학년 학생들이
파지를 이용해 만든 피켓을 들고 환경 보호를 촉구하고 있다.
미래의 주역인 고등학생들이 생생한 체험 학습을 통해 지구를 살리는 실천을 배우는 생태캠프가 열렸다.
서울 동성고등학교(교장 조영관 신부)는 10월 21~22일 1학년 학생 약 270명을 대상으로 ‘지구야, 놀자! 즐거운 지구 살리기 실천마당’ 캠프를 실시했다. 이번 캠프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백종연 신부)가 기획한 체험ㆍ놀이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천연 치약ㆍ손 세정제 만들기 △파지로 환경보호 피켓 만들기 △자가발전 자전거를 이용해 과일주스 만들기 △탈핵 다트 놀이 등이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특강과 영화 상영도 진행됐다.
이번 생태캠프는 매년 5월 진행했던 수련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되자 이를 대신해 마련됐다. 동성고 교장 조영관 신부는 “수련회 대신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코로나19가 환경파괴로 발생했다는 데 착안해 생태캠프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재활용하기나 잔반 줄이기 등 생태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지구를 살리고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동성고가 서울 환경사목위에 협력을 제안했고, 마침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ㆍ환경교육을 구상하던 환경사목위가 흔쾌히 수락하면서 생태캠프가 성사된 것이다. 환경사목위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생태캠프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환경사목위원장 백종연 신부는 “동성고에는 신앙인과 비신앙인 모두 있지만, 보편적인 진리는 모두에게 적용된다”며 “학생들에게 ‘기후위기로 가난한 이웃이 고통받는 현실에 대해 생각하고, 학교 안에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를 일깨우는 데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캠프는 환경사목위에게도 청소년들에 대해 배워가는 귀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생태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만족감을 표하며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예비 신학생 조경일(예로니모)군은 “직접 자전거 페달을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 보니 정말 힘들었다”며 “앞으로 안 쓰는 전등을 끄고, 플러그를 뽑는 등 일상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 보호를 꼭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임민석군은 “평소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다”며 “이번 활동을 많은 걸 배우고, 환경과 더 친해진 것 같다. 또 다른 생태 관련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동성고는 학생들의 호응에 힘입어 생태캠프를 차차 키워나갈 구상이다. 조 신부는 “교회에서 진행하는 환경 활동들은 대부분 신자 대상의 활동으로 국한되기 마련이지만, 가톨릭계 학교는 교회와 사회의 매개 역할을 한다는 장점을 지닌다”며 “이런 환경 교육이 교계 학교와 함께 일반 학교에도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교계ㆍ일반 학교들과 소통하며 확대 방안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